프로·아마 통합운영 가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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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프로씨름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프로씨름(한국씨름연맹)과 아마추어씨름(대한씨름협회)의 통합 운영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신창건설 등 2개 프로씨름단과 울산동구청 등 아마추어 14개 실업팀이 단일 리그를 구성해 대회를 치르는 방식. 이르면 내년 초부터다.

김재기 한국씨름연맹총재와 신도연 대한씨름협회장이 최근 만나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씨름연맹 관계자는 "어쨌든 씨름대회를 지켜가야 하는 연맹으로서는 프로씨름이 와해된 뒤의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아마추어 쪽에서는 일단 입장 정리가 된 상태다. 씨름협회는 26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대학과 실업팀 선수들이 프로선수들과 대회를 열 수 있도록 규정을 고치자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씨름협회 염창섭 사무국장은 "일단 아마 쪽에서 실행위원회를 구성해서 제도적 제한을 없애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아마 통합 운영을 위해선 장애물도 많다. 우선 체급 조정이 쉽지 않다. 프로씨름은 금강.한라.백두급 등 3개 체급만 있는 데 반해 아마추어는 7개 체급으로 세분돼 있다. 2개 팀에 30여명의 선수밖에 남지 않게 되겠지만 프로선수들의 기량과 체격이 아마에 비해 월등한 것도 문제다. 통합경기를 하더라도 승자는 대부분 프로씨름 선수들이 될 것이 뻔하다. 프로선수들이 아마와의 통합 운영을 원하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만기 민속씨름 동우회장은 "통합 운영보다는 프로씨름을 살리는 방안을 찾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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