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용산기지에 아파트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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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한 미군이 서울 용산기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군 극동공병단(FED)은 지난달 말 서울 용산구 캐피탈호텔 건너편 용산기지에 장교 가족용 아파트를 짓기 위해 LG건설.삼성물산.동부건설.두산건설.범양건영.요진산업 등 6개 업체로부터 사업견적서를 받았다.

새뮤얼 테일러 주한미군 공보실장(육군대령)은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South Post)내 노후 장교 숙소를 대체하기 위해 내년 여름 착공을 목표로 저층아파트 건설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이를 한국 정부에 통보하고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공병단측은 내년 1월께 최종 사업자를 선정, 우리 정부와 협의를 거쳐 공사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건립 예정부지는 국방부 소유며 미군은 임대권만 갖고 있다.

미군측은 현재 장교용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 빌라형 연립주택 단지(4만5천여평)를 허물고 10단계에 걸쳐 8층짜리 아파트 20개동 1천66가구를 짓는 '미군 가족 주거환경 개선 프로젝트'에 따라 1단계로 2004년까지 96가구를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문승국 도시계획과장은 "국방부.외교통상부 등으로부터 실태를 파악한 뒤 외교통상부를 통해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미군측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면서 "통보가 오면 SOFA 분과위에서 미측과 협의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SOFA에는 '미군기지 내 시설을 신축 또는 개축할 경우 한국 정부에 적시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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