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 물너울 치다
1
파도야
너는 본디 너울의 사내자식
무에 그리 보고자파 뭍으로
뭍으로 내달아
모래톱
갯바위 치며
밤잠을 설치는가.
2
주르륵
볼 적시는 그 물기 뜨거워라
구메구메 흙물을 퍼 잉걸불 사위어놓고
저 암벽
오르는 길을 쉽다
쉽다 하는가.
3
자욱한
해미 속을 떠돌아 이는 물너울
연어떼 솟구침에 바람일고 구름일어
작달비
작신거린다
저문 바다 위무하는….
***차상 - 개발지대 <홍경희,제주시 노형동>홍경희,제주시>
택지 개발 구역에
가건물이 들어서더니
뒤숭숭 초여름부터
초목들이 술렁이고
세상엔 뜬소문 같은
개망초가 피었다.
건너 건너에서
따다다다 포성처럼
개발의 송곳니가
살점을 물어뜯고
깡마른 허수아비가
붕대 감고 서 있다.
숨죽인 틈바귀에서도
자랄 것은 자라고
심지를 태우는
옥수수 시름에도
세상사 아랑곳없는 듯
호박꽃이 웃고 있다.
***차하 - 산딸기 <이남순,서울시 종로구 관수동>이남순,서울시>
꾀꼬리 노래하는 윤오월 산자락에
가난한 살림살이 올망졸망 데리고
노을빛
몸을 섞어서
옷고름에 영그는 떨기
여리디 여린 순정 볼우물 오목하고
추억으로 찾아드는 한나절 해거름
빈 잔에
이는 그리움
향내로 깊어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