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는 길] 정시모집 지원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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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시모집에서는 가, 나, 다군 등 모두 세 차례 지원할 수 있으므로, 모집군 별로 2~3개의 지망 대학을 정해 준비하는 게 좋다. 사진은 한 수험생이 2004학년도 입시 때 정시모집 원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정시 모집은 지원 전략을 얼마나 잘 짜느냐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 특히 선택형 수능이 처음 적용되고 원점수 대신 영역별 표준점수.백분위만 나오는 올해 수능은 자기 점수를 모르는 '오리무중' 상태에서 전략을 짜야 해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게다가 대학.계열.학과별로 수능의 어느 영역을 반영하고 가점을 주는지도 제각각이다.

결국 어느 대학, 어떤 학과에 들어갈지 자신의 희망과 적성을 충분히 감안해 지원해야 한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가채점한 원점수에 집착하지 말고 적성과 희망에 맞는 대학을 여럿 고른 뒤 대학별 입시요강을 숙지하라"고 조언했다.

◆표준점수 감안해야=쉬웠던 과목에서는 자신이 받은 원점수보다 낮게, 어려웠다면 자기 점수보다 다소 높게 표준점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수능의 영역별 가채점 결과를 종합해 보면 언어와 수리 '나'형, 사회탐구 등은 비교적 쉬웠고 수리 '가'형과 외국어, 과학탐구 쪽은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다. 6월과 9월 모의고사 분석자료에 따르면 상위권 학생의 경우 원점수와 표준점수 간에 최대 ±5점의 차이가 있었다.

◆'포트폴리오'구상해야=정시모집에는 세 번의 지원 기회가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세 번의 기회 중 한 번은 합격 위주로 안전하게, 한 번은 적정 수준으로, 나머지 한 번은 소신 지원하라고 권한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모집군별로 심사숙고해 2~3개 정도의 지망 대학을 정해 두고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올해 수능시험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줄어 많은 대학의 경쟁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처음부터 하향지원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의학 관련 학과와 교대.사범대 등은 최근 수년 간 경쟁률과 합격선이 오르고 있다. 또 금년도에 학과 명칭을 바꿨거나 신설한 학과는 대개 지원율이 치솟고 합격선 역시 상승할 확률이 높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군별로 지망대학을 정했으면 전형요소와 일정 등을 기록해 두는 게 좋다. 물론 12월 14일 최종 성적이 나오면 이에 맞게 군별로 한 학교를 선택, 본격적인 승부를 걸어야 한다.

◆대학별 전형요소 꼼꼼히=정시 모집은 대학별로 전형방법이 예년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따라서 지망대학을 선정할 때도 이를 감안해야 한다.

지망대학이 논술고사나 면접.구술고사를 보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생부와 수능을 함께 보는지, 또는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같은 수능이라도 어느 영역을 반영하는지, 반영할 경우 표준점수나 백분위 중 어느 쪽을 쓰는지도 저마다 다르다. 올해의 경우 서울대 등 과목별 석차백분율을 적용하는 일부 대학 외에는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은 대체로 낮은 편이다.

학생부 성적이 매우 나쁘거나 논술에 자신이 없으면 수능성적만으로 전형을 하는 대학을 노리는 것도 좋다.반대로 논술이나 면접에 자신이 있다면 그 반영 폭이 큰 대학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논술.면접 철저히=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정시에서 논술고사를 보는 대학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20여 개 대학이다. 면접 구술고사를 보는 곳은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 등 46개 대학이다.

이들 대학에 지망하는 학생들의 학생부와 수능 성적은 엇비슷하다. 따라서 논술 점수 등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논술이나 면접을 보는 대학.모집단위를 희망한다면 우선 이에 따른 준비를 해야 한다.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은 교직 적성 인성검사를 시행하므로 이에 맞는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학생부의 실제 반영율이 낮은 편이지만 마지막 남은 기말고사 등 고교 생활 마무리도 잘해야 한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실장은 "학생부는 12월 3일까지의 기록을 담게 되므로 이날까지 기록되는 모든 성적과 출결상황은 모두 입시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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