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22] 이제부턴 자리 싸움 … 베스트 11 경쟁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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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19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포토데이 행사에서 한자리에 앉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표팀은 24일 일본과 원정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파주=연합뉴스]

“26명과 23명은 별 차이가 없다.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축구대표팀 엔트리가 26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베스트 일레븐에 들기 위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팀은 에콰도르 평가전 승리 후 2박3일간 휴가를 마치고 19일 훈련을 재개했다. 조원희·강민수·김치우·황재원 등 탈락 멤버 4명을 제외한 26명이 모두 모였다.

허정무 감독은 첫 훈련을 마친 뒤 “이제 26명이 다 모였다.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모두 동등한 조건”이라며 선수들의 경쟁심을 자극했다.

이날 대표팀 훈련의 첫 번째 일정은 단체 사진 촬영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공식 책자에 실리는 등 축구 역사에 기록될 공식 기념사진이다. 월드컵 엔트리는 23명이지만 허정무 감독은 남아공까지 26명 모두 데려간다는 복안이다. 누군가 갑자기 다칠 경우 재빨리 대체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이날 사진을 함께 찍은 이들은 남아공까지 한 배를 타는 동료다.

하지만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에콰도르전을 통해 월드컵 출전 엔트리를 선별한 허 감독은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에 대비한 베스트 11을 가리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24일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라이벌전이 베스트 11을 가리기 위한 첫 번째 시험대다.

훈련장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박주영의 가세다. 지난 10일부터 내내 재활에만 힘썼던 박주영이 마침내 팀 훈련에 합류했다. 박주영은 “휴가 기간에도 재활에 전념했다. 한·일전부터 출전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팀 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한 박주영을 두고 허 감독은 “컨디션이 괜찮다면 일본전에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격려했다.

소속팀 일정 탓에 대표팀 합류가 늦었던 이근호와 안정환도 처음 대표팀 훈련에 참가해 건재를 과시했다.

이동국의 처지는 반대다. 에콰도르전에서 허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애쓰다가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3주간 치료가 필요하다. 이동국은 사진만 찍고 파주NFC 숙소 건물로 들어갔다. ‘젊은 피’ 이승렬(21)까지 포함해 현재 포워드진은 5명이다. 이중 한두 명은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수 있다.

좌우 미드필드는 박지성과 이청용이 붙박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드로 이동할 경우 연쇄 이동이 일어난다. 공격력이 뛰어난 염기훈, 파이팅이 좋은 김재성이 이 틈을 파고들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중원에서는 기성용과 김정우 듀오가 주축을 이룬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대회를 누빈 김남일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허정무 감독은 포백 라인에서도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면서 팀 전체의 안정감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 특히 오른쪽 풀백 오범석과 차두리는 전혀 다른 개성이 있어 허 감독이 이 둘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골키퍼 훈련 때는 긴장감이 배가됐다. 예전에는 이운재의 들러리였던 정성룡이 에콰도르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파주=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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