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워 중국은, 이미 ‘현실’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10년 3월 5일, 중국의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가 개막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국(大國)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의 전인대는 이제 전세계가 주목하는 행사가 되었다. 실제로 올해, 전인대에서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자 전세계 국가와 경제계가 예민하게 반응할 만큼 중국의 영향력은 커져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 여부가 세계 경제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은 점차 현실이 되가고 있다.
이미 우리사회에도 중국을 공부하자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내 한국인 유학생이 6만명을 넘어섰으며, 중국을 오고가는 방문자의 숫자를 세는 것은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매일 뉴스를 통해 중국의 주요 이슈를 접할 수 있게 됐고 방송은 물론, 출판시장에서 중국을 다룬 다큐멘터리, 분석서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56개 민족, 13억 인구로 구성된 중국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사회주의 국가이면서 빈부격차, 부패 등 자본주의의 병폐를 고스란히 겪고 있으며 첨단기술을 보유하면서도 여전히 개발도상국보다도 낙후된 산업과 지역이 있는가 하면, 정치체제 또한 경제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외양만 바라보고 실질을 분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중국이란 블랙홀 속에 빨려들어 갈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관점에서, 중국을 정확히 바라보고 ‘우리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크게는 국가적으로 작게는 개개인의 기회를 잡기 위해 먼저 중국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중국은 ‘하이브리드’다

『공자는 귀신을 말하지 않았다』는 자본주의, 사회주의 또는 민주주의 등 하나의 정치, 경제 체제로 설명하지 못하는 중국의 ‘민얼굴’을 고스란히 분석해낸 ‘신중국견문록’이다.
이 책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와 현대중국학회의 국내 최고 중국 전문가들이 지난해 신중국 60주년을 맞아 1년여에 걸쳐 중국의 15개 주요 도시와 홍콩, 대만 그리고 워싱턴 등을 발로 뛰며 취재하고 치열하게 분석해낸 결과물을 담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중국의 대표적인 지성, 공자는 내세보다는 현실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보였다. 이런 실용과 실리의 정신은 지금의 중국을 바라보는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흑묘백묘론)’는 덩샤오핑의 말처럼,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국가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체제며 정책이든 중화(中華)란 틀 속에 녹여 내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중국의 특성을 ‘하이브리드’로 규정한다.
아홉 개의 동물이 섞여서 탄생한 상상력의 하이브리드, ‘용’처럼 중국은 슈퍼파워로 성장하기 위해 실용과 실리로 용틀임하고 있다. 이 책은 ‘하이브리드’ 중국의 면면을 15개의 한자와 6개의 영역에 걸쳐 자세히, 그러나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중국을 움직이는 15개의 키워드와 6가지 영역

『공자는 귀신을 말하지 않았다』는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한자로 풀어보는 대국의 길’에서는 중국 발전의 원동력, 현재 중국의 문제점, 중국의 미래전략, 중국을 활용하기 위한 한국의 대중국 전략 등을 15개의 한자어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중국의 현재와 중국이 직면한 과제와 미래 전략 등을 현장감 있게 다루고 있어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2부 ‘신중국 60년, 중국의 내일을 읽다’는 1949년 건국된 중화인문공화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정치, 외교, 국방, 양안 관계, 경제, 사회 등 6가지 영역에 걸쳐 분석한다. 국내 최고 중국전문가들의 전망인 만큼 깊게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용중론(用中論)’, 중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는 이제 우리사회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됐다. 중국을 올바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중국에 대해 궁금했던 독자라면,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는 사업가라면 먼저 『공자는 귀신을 말하지 않았다』를 펼쳐 볼 것을 권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