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아시아 첫 PGA대회 연 유건 관광공사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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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가 공인한 골프 대회를 훌륭히 치러내 뿌듯합니다.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8일 제주 중문 골프장에서 끝난 신한코리아 골프챔피언십을 주최한 한국관광공사 유건(63)사장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지난 1월 대회를 유치한 뒤 하루도 발뻗고 잠을 잔 날이 없었다"며 "며칠 휴가를 내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출전 선수들도 제주도를 한적한 시골로 생각했다가 막상 도착한 뒤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 몰랐다'며 '원더풀'을 연발했어요. 미국의 NBC 등 유명 방송사와 언론을 통해 제주의 관광 인프라가 자세히 소개됐습니다."

유 사장은 "코스를 까다로운 PGA투어 수준에 맞추기 위해 대회 한 달 전부터 골프장 문을 닫고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를 끌어올렸는데 관계자로부터 '코스 세팅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이제 대회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내년에도 대회를 개최할 것인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주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후원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것을 들었다.

"경제 상황이 나빠진 때문인지 대기업들이 후원에 난색을 표해 정말 난감했지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골프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인식도 저희를 참 힘들게 했습니다. 다행히 신한금융그룹이 나서줘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는 '우수한 선수들을 불러모으는 것도 좋지만 선수는 물론 가족이나 동반자의 왕복 항공료와 숙박비까지 지원한 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선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대회 수준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이 스스로 밝힌 골프 실력은 초보자 수준. 골프를 시작한 지는 30년이 넘었지만 잘 늘지 않더라면서 최근엔 너무 바빠서 골프 클럽을 만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서귀포=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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