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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TV 가요대상 못열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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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해마다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진행하는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이 올해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300여개 기획사.음반사가 소속된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28일 성명을 내고 방송사.신문사 연말 가요 시상식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연제협은 성명서에서 "현재의 중복되는 모든 시상식을 폐지하고 대신 내년에 대중음악 관계자들이 모여 권위 있는 상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연제협이 협회 차원에서 방송사 가요대상 행사를 반대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연제협은 연말 가요상들을 없애야 할 이유로 ▶도산 직전의 음반 업계에 의미 없는 출혈 경쟁을 부르고▶중복된 가요 시상식의 권위가 추락했으며▶부정부패 의혹 등 선정을 둘러싼 잡음▶과잉 경쟁심 유발로 회원사 간 반목과 불신을 조장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연제협 맹정호 이사는 "연말 시상식에는 SM엔터테인먼트(동방신기.보아.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 소속), YG엔터테인먼트(세븐.휘성.빅마마.거미 등)의 가수와 '트로트 4인방'(현철.태진아.송대관.설운도) 등 상당수 스타급들이 불참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음악 관련 단체들이 모여 상다운 상을 만들고 방송국에는 중계권만 주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 가요대상 행사는 지난해에도 파행을 겪었다. 김건모씨가 가요 시상식을 포함한 방송 출연 중단을 발표했고, 빅마마.휘성.세븐.조성모.보아 등 정상급 가수들도 공연 일정 등을 이유로 지상파 방송의 연말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또 지상파 방송 3사 중 KBS.SBS의 연말 최고상이 립싱크 위주로 활동하는 댄스가수 이효리에게 돌아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개인 차원에서 불참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협회 차원에서 '보이콧'을 선언해 파장이 한층 커졌다.

MBC 장태연 예능국장은 "1년 내내 연말 가요상 시상을 위한 통계조사를 해왔는데 지금 갑자기 시상식을 없애라는 요구는 무리"라며 "올 행사는 예정대로 치른 뒤 바람직한 가요상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 보자고 연제협에 제의했다"고 말했다. KBS 박해선 예능1팀장은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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