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우승 오버홀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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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 오버홀저가 한라산이 보이는 4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맨 위의 사진은 도자기 트로피에 입맞추는 오버홀저. [서귀포=연합]

애런 오버홀저(29). 생소한 선수인 데다 이름 발음마저 어렵다. '오버홀저'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1라운드에서 퍼터를 부러뜨려 2라운드부터는 동료인 톰 퍼니스 주니어의 퍼터를 빌려 썼는데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기뻐했다.

-왜 퍼니스의 퍼터를 빌려썼나.

"1라운드 10번 홀에서 3퍼트를 한 뒤 너무 화가 나서 퍼터를 비틀어 버렸다. 그래서 11번 홀부터는 피칭 웨지로 퍼트를 했다. 그런데 여분의 퍼터를 가지고 오지 않아 2라운드부터는 퍼니스의 퍼터(스카티 카메론)를 빌려 썼다. 원래 내가 쓰던 퍼터와 비슷한 모델이다. 그런데 이게 효과를 봤다. 퍼니스에게 와인과 맛있는 음식이라도 대접해야겠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갖지는 않았나.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원래 긴장을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초반부터 퍼트가 잘돼 경기가 쉽게 풀렸다."

-이번 대회 우승이 어떤 의미가 있나.

"PGA공식 대회는 아니지만 PGA 이름을 건 대회에서 우승해 매우매우 행복하다(very very happy). 캐디를 맡아준 동생과 제주까지 함께 온 여자친구도 뛸 듯이 기뻐했다. 미국에 있는 친척과 친구들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대회 운영과 코스 컨디션은 어땠나.

"운영은 흠잡을 데 없었다. 숙소가 가까워 무척 편했고, 경치도 아름다웠다. 코스 컨디션은 PGA투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무척 어려운 코스인데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애를 먹었다. 내년에도 대회가 열린다면 꼭 오겠다."

서귀포=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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