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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탈레반 자살공격… 미국 특수부대 5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탈레반의 파키스탄 주재 대사였던 압둘 살람 자이프가 1일 "탈레반은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명령에 따라 칸다하르를 끝까지 지킬 것이며 이교도에게 모욕을 당하느니 죽음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측은 이날 칸다하르 남부 사막지대에서 미국 특수부대원에게 자살 공격을 가해 다섯명을 죽이고 병사 여덟명을 잃었다고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칸다하르에서 위성전화와 수류탄를 소지한 신원미상의 백인 두명이 간첩 혐의로 탈레반측에 체포돼 공개 교수형을 당했다"고 전했으나 보도 내용들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의 토라 보라 산악지대에 대한 소탕작전을 준비하는 한편 반(反)탈레반 세력을 앞세워 탈레반의 마지막 보루인 칸다하르를 점령하기 위한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부동맹군과 현지부족 등 반 탈레반 세력은 미군의 공중 폭격지원을 받으며 주로 칸다하르 동남부의 공항 주변을 집중 공격했다.

이날 반 탈레반군은 치열한 교전 끝에 탈레반 병사 80여명을 생포하고 탱크 다섯대와 대공포.로켓발사대 등을 노획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미 합참의 피터 페이스 부의장은 "칸다하르의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반 탈레반 진영과 탈레반 지도부간에 항복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칸다하르에서 1백10㎞ 떨어진 사막의 비행장에 전진기지를 설치한 1천여명의 해병대 병력은 반 탈레반 세력의 칸다하르 공격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30일 "탈레반의 항복 대가로 최고 지도자 오마르를 사면하거나 안전하게 탈출시키는 협상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금까지 체포된 알 카에다 대원들이나 탈레반 지도자들 가운데 미국측에 의해 구금된 자는 한 명도 없으며 이들에 대한 구금이나 군사법정 회부 절차 등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미 백악관은 아프가니스탄 평화정착을 위한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권하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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