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드라이브 멀리 치더니 운전도 멀리 했네…우즈 1,60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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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무려 1천6백㎞에 이르는 장거리 자동차 여행.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저녁식사도 거른 채 밤을 밝혀 남쪽으로 달렸다.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른 것만도 네차례였고 용변은 주유소 화장실에서 해결했다.

우즈가 미국의 골프 전문잡지인 골프다이제스트 12월호에 어쩔 수 없이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미국 뉴욕 테러 참사 다음날인 지난 9월 12일.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아멕스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머물고 있던 우즈는 대회 취소 결정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테러 참사로 인해 공항이 폐쇄돼 언제 항공편이 재개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우즈는 하는 수 없이 대회 주최측이 마련해준 자동차를 타고 이날 오후 3시30분(미 중부시간) 머나먼 여행길을 떠났다.

장시간 여행이 지루하지 않도록 좋아하는 음악을 담은 최신 CD도 챙겼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통해 친구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를 출발한 뒤 켄터키주 내슈빌과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시속 1백20㎞로 돌파한 우즈는 결국 13시간30분 만인 다음날 오전 6시(동부시간) 그리던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집에 도착했다.

우즈는 "미친 사람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공항이 폐쇄돼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며 "테러 참사의 여파로 충격을 받은 탓인지 자동차 여행 도중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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