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5부작 '인간극장' 잔잔한 감동 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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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세진이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한 장애 어린이와 입양 엄마가 만들어 내는 '사랑의 화음'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난 26일 5부작 예정으로 방송을 시작한 KBS1의 '인간극장-세진이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없고, 오른손 손가락도 둘밖에 없는 세진이(5)와 그의 가족이 엮어가는 소설 같은 이야기. 세진이의 엄마 양정숙씨는 해외 입양조차 불가능한 장애아 세진이를 3년 전 입양해 꿋꿋하게 키우고 있다.

험한 세상을 세진이가 굳세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양정숙씨는 아들에게 모질게 대하며 자립심을 키워준다. 덕분에 세진이는 의족을 찬 채 5㎞를 달리고, 수영도 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얼마 전 세진이는 자신이 엄마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그는 "누나는 엄마가 배가 아파서 낳았고, 난 가슴이 아파서 낳았으니 나도 아들"이라고 말하는 어른스러움을 지녔다.

신체적 장애와 경제적 어려움,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가며 이들 가족은 늘 노래를 부른다.

고스펠을 개사한 이 노래는 그들에게 힘을 주는 천상의 소리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방송이 나간 후 '인간극장' 홈페이지 게시판은 시청자들의 글로 달아오르고 있다.

"시종일관 눈물만 흘렸습니다. 두 모자가 노래 부르는 모습은 제가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고등학생입니다. 오늘부터 감사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힘 내세요, 세진 부모님과 세진이."

'인간극장-세진이 이야기'가 방영되는 동안 KBS에는 세진이네를 돕고 싶다는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시청률도 14% 대로 최근 다룬 주제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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