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화산고'…해리 포터 덤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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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올해 한번도 꺾이지 않았던 한국영화의 기세가 계속될 것인가,아니면 할리우드의 저력이 되살아날 것인가.

할리우드 흥행사를 경신해 가고 있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하반기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화산고'(김태균 감독). 과연 영화팬들은 어느 작품에 손을 들어줄까.

시기상으론 '화산고'가 '해리 포터'보다 1주일 앞선 내달 8일 개봉한다. 전세계에 불고 있는 '해리 포터' 열풍을 미리 잠재우고 기선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팬터지 계열이라는 것.'해리 포터'가 할리우드의 특수효과 기술이 농익은 마법의 드라마라면 '화산고'는 국내 영화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팬터지 액션물이다. 총제작비 63억원을 들여 화산고라는 한 가상의 고등학교를 무대로 학원 최고의 고수(高手)를 가린다는 내용이다.

'해리 포터'가 주로 아이들을 겨냥한 동화적 모험담을 구현한 반면 '화산고'는 요즘 한국영화의 주요 코드로 등장한 폭력과 우정 등을 다루고 있다.

'화산고'제작진은 한국영화 처음으로 작품 전체의 색감을 컴퓨터로 조정했고, 총알처럼 날아가는 분필, 용의 모양으로 떠있는 찻잎, 몸을 감아도는 물줄기 등 역대 한국영화에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해 화면의 흡입력이 '해리 포터'에 뒤지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두 작품의 격돌이 관심을 끄는 것은 올 겨울시장에서 한국영화의 강세가 이어질지를 점쳐보는 시험대로 볼 수 있기 때문. 지난 여름시장에선 '신라의 달밤''엽기적인 그녀'등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진주만''미이라2''쥬라기공원3'등에 예상밖 압승을 거뒀다.

또 14일엔 요즘 조폭영화의 열풍을 그대로 이어받은 코미디물인 '두사부일체'(윤제균 감독)가 개봉할 예정이다.

각각의 영화를 배급하고 있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해리 포터), 시네마서비스(화산고), CJ엔터테인먼트(두사부일체)등 경쟁도 이미 불붙은 상태다. 각각 1백~1백8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스크린 7백여개 가운데 70% 이상을 세 영화가 차지하는 셈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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