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43% "교통사고 당할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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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초등학생 두 명 중 한 명꼴로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당할 뻔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공동대표 송자).한국여성단체협의회(대표 은방희).대한어머니회중앙연합회(회장 김춘강)가 공동으로 지난 9월 서울시내 4백65개 초등학교 통학로에서 초등학생과 학부모 각각 1천9백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초등학생 응답자 중 "길을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이 11.3%였으며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대답은 42.9%에 달했다.

자녀들의 통학로에 대한 학부모의 안전성 평가도 낮았다.'통학로의 위험 정도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학부모의 66.1%가 "매우 위험하다"(19.2%),"조금 위험하다"(46.2%)라고 응답했다.

또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교통사고 불안감에 대해서는 "매우 불안하다"(31.6%)거나 "조금 불안하다"(48.7%)고 응답했다.

그러나 '평소 차도를 무단 횡단하느냐'는 항목에 학부모의 44.9%가 "그렇다"고 대답해 교통사고 예방에 대한 가정교육의 필요성도 높게 나타났다.

안실련 허억 안전사업실장은 "어린이 보호구역인 학교 앞 통학로에 규정에 따른 보.차도 분리대와 과속 방지턱 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사고발생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1995년에 제정된 교육부 규칙에 따르면 통학로에는 차량 속도를 30㎞ 이상 낼 수 없도록 여러개의 과속 방지턱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는 2~3개의 과속 방지턱만 설치하는 데다 그나마 있던 방지턱도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낮아지거나 색이 바래 제구실을 못하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는 모두 2만6천여건. 이 중 사망자는 5백18명이었고 부상자는 2만9천5백23명이었다.

이밖에 99년 발생한 인구 10만명당 구청별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중구(19.6명).양천구(12.2명).금천구(9.2명)가 높았으며 송파구(1.5명).노원구(2.2명).은평구(2.2명)가 낮게 나타났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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