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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경매 처음 나오는 이중섭 ‘황소’ … 박수근 그림 최고가 45억 깰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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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작품을 원하는 분들이 충분히 (자금)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기 위해 경매 일자를 조정하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기자회견장.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6월 메이저 경매의 날짜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상반기 서울옥션 경매의 하이라이트가 될 이중섭(1916~56)의 ‘황소’(사진)가 경매에 최초로 출품된다는 소식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서울옥션 측은 그 동안 박수근(1914~65)의 ‘빨래터’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고 미술품 경매 낙찰가인 45억2000만원 기록에 도전한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추정가를 35억~45억원이라고 밝힌 이 대표는 “1980년대 박수근 작품이 1000만원에 팔릴 때 이중섭 작품이 3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낙찰가가 100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낙관적인 답을 내놓았다. 최근 자코메티의 조각, 피카소의 그림 등이 계속 서양미술품 경매장에서 최고가를 경신하는 흐름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이번에 경매에 나올 이중섭의 ‘황소’는 72년 현대화랑에서 열린 ‘이중섭 전’에 출품된 뒤 38년 만에 세상에 공개되는 작품이다. 부동산 관련업을 하는 박태헌(87)씨가 평안남도 동향인 화가에게서 55년 직접 사들인 뒤 은행에 보관해와 작품 상태는 좋은 편이란 설명이다. 박씨는 “기금을 마련해 좋은 일에 쓰려고 경매에 내놓게 됐다”고 서울 옥션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최윤석 서울옥션 미술품경매팀장은 “자체 감정위원회와 소장자 인터뷰, 작품이 수록된 도록 확인 등으로 작품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고 말했다. 경매 일자는 6월 말께로 조정 중이다. 낙찰 희망자들의 자금 마련 여부가 날짜 확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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