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더글러스 3대, 가족 코미디 '스맥 인 더 퍼스' 출연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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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부자(父子)배우인 커크 더글러스(84)와 마이클 더글러스(57)가 한 무대에 선다.

미국의 연예 주간지 버라이어티는 이들이 내년 2월 촬영 예정인 코미디 영화 '스맥 인 더 퍼스(Smack in the Puss)'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고 26일 보도했다. 게다가 마이클의 스물세살된 아들 캐머론까지 합세할 예정이라, 더글라스 3대(代)가 '스크린 한솥밥'을 먹게 됐다.

영화 'OK목장의 결투''스파르타쿠스'로 유명한 커크와 '원초적 본능''폭로'의 마이클 부자는 각각 배우로서의 명성은 얻었지만, 지금까지 함께 영화를 찍을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일까. 마이클은 최근의 인터뷰에서 "팔순이 넘은 아버지와 같이 영화를 찍는 게 소원"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9.11 미국 테러 참사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사건이 미국인들에게 남긴 가장 중요한 메시지의 하나는 가족의 소중함. 커크와 마이클도 '가족이란 무엇인가'하는 물음에 몰두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란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했다"는 마이클은 "이번 영화가 아버지와 더불어 촬영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들 3부자를 끌어낸 프레드 셰피시 감독의 '스맥 인 더 퍼스'는 서로 사이가 어긋난 뉴욕의 3대가 화해를 모색해가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물. 어찌 보면 영화 속의 '콩가루' 집안이 이들의 실제 모습을 닮았다. 캐머론은 마이클이 위자료 7천만달러(약 9백억원)를 쥐여주고 떠나 보낸 전처 디안드라 루커(44)사이에서 얻은 아들이다. 그는 청룽(成龍)주연의 '나이스 가이'에 출연, 스크린 신고식을 이미 치렀다.

한편 이들의 동시 출연을 놓고 영화가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명배우들의 잔잔한 부정(父情)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평에서부터 "워낙 까다로운 성격인 이들이 만들어 내는 조합은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영화팬들은 더글러스가(家)가 큰 일을 낼지, 아니면 사고뭉치로 전락할지 벌써부터 궁금해하고 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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