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권회복 바람… 여학생 5년만에 수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교실에서 여러분을 다시 만나는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렸어요. 책상도 걸상도 없는 허름한 임시 천막교실이지만 우리의 꿈을 이곳에서 이루도록 합시다."

탈레반 정권이 들어선 1996년 이후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아프가니스탄 여학생들이 21일 다시 카불의 학교로 모였다. 카불 해방으로 닫혀 있던 여학생에 대한 교육의 문이 5년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카불 주재 외신들은 흙바닥이나마 진지하게 앉아 수업을 받는 여학생들의 모습을 일제히 전했다. 잘랄라바드주의 아왈굴 아부자헤드 교육차관도 "잘랄라바드와 코지아니 등 3개주의 여학교가 문을 열었다"며 "여자의대와 간호학교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속되는 미국의 공습과 불안한 치안 때문에 많은 여학생과 교사들이 아직은 등교를 꺼리고 있다.

그럼에도 탈레반정권 붕괴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사회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측도 오는 26일 본에서 열리는 정파간 회의에 파견되는 대표단에 해외에서 활동 중인 아프가니스탄 여성 2명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박소영 기자, 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