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중국 경제 대장정] 관광산업 눈 돌리는 쿤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쿤밍시에서 60여㎞ 떨어진 '석림(石林)'에 가면 두번 감탄하게 된다. 우선 수십만년 동안 빗물이 깎아낸 바위숲의 기기묘묘함이 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경치도 경치지만 관광객을 더 사로잡는 것은 친절한 안내원들이다.

전체 인구가 20만명밖에 안되는 이(彛)족 사람들인 이들은 외국 관광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아스마'란 처녀와 '아헤이거'라는 총각의 부족 전설을 바위에 갖다 붙이는 등 석림의 기암괴석 하나하나에 신화와 전설을 엮어 놓았다. 수시로 이족의 노래를 직접 불러 흥을 돋운다. 그것도 모자라 석림 꼭대기에 오르면 이족 노인들이 관광객들에게 안내원이 친절했는지를 일일이 묻고 불편사항이 있으면 적어 달라며 노트를 내민다.

문화대혁명 당시 관광도 자본주의 잔재의 하나라며 입구에 있는 거대한 바위에 새긴 '석림'이라는 글자까지 파 없애 버렸던 중국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이처럼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관광산업이 무시할 수 없는 '달러 박스'가 됐기 때문이다.

1999년 한해에만 중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천2백만명이나 됐다. 이들이 뿌리고 간 달러는 1백41억달러로 99년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35%에 달했다.직접투자는 언제고 외국인이 빼갈 수 있는 돈이지만 관광수입은 고스란히 중국사람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체감효과는 훨씬 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