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적지서 골 폭격…아시아 왕중왕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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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성남 일화가 아시아 클럽축구 정상 정복을 눈앞에 뒀다.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 성남은 2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홈팀 알이티하드를 3-1로 꺾었다. 성남은 다음달 1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0-2로 져도 우승하게 된다.

선제골은 이성남의 작품이었다. 전반 27분 이성남은 하프라인 부근부터 단독 드리블, 수비수 3명을 제치고 슈팅을 날렸고 공은 크로스바를 때린 뒤 골네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성남은 불과 1분 뒤 알이티하드의 수비수 레다 투카르에게 동점 헤딩골을 허용했다. 이후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알이티하드의 기세에 성남은 고전하기 시작했다. 성남을 더욱 애먹인 것은 이란 출신 심판진의 편파 판정이었다. 주심은 몇 차례나 알이티하드의 노골적인 반칙에는 눈감아 주면서 성남의 정당한 몸싸움에는 호각을 불었다.

이성남.전광진의 결정적 찬스가 무산되고 후반전도 중반을 넘기면서 원정팀 성남 선수들은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를 일소한 것은 '폭격기'김도훈(사진)이었다. 김도훈은 후반 36분 골키퍼 양영민의 골킥이 공중볼 경합에 나선 두두의 머리를 맞고 떨어지자 벼락 같은 논스톱슛으로 연결, 결승골을 뽑아냈다. 김도훈(9골)은 이성남(8골)을 제치고 득점 랭킹 1위로 올라섰다.

다시 앞서기 시작한 성남에는 운도 따랐다. 후반 38분 알이티하드의 함자가 감아찬 프리킥이 골포스트에 맞고 튕겼다. 고비를 넘긴 성남은 후반 45분 장학영이 역습으로 잡은 골키퍼와의 1 대 1 찬스를 골로 연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주심은 무려 5분의 추가 시간을 주며 알이티하드를 한 번 더 도왔지만 성남의 승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차경복 감독은 "무승부나 한 골차 승리를 생각했는데 3-1로 이겨 기분이 좋다. 홈 경기 승리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제다)

성남 3-1 알이티하드(사우디)

(득) 이성남(전 27) 김도훈(후 36) 장학영(후 45.이상 성남) 투카르(전 28.알이티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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