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직 전문기자 칼럼] 인천공항 무늬만'허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김포공항을 서부버스터미널로 활용하면 안될까요."

최근 김포공항에 가봤다는 고3생 배영선군이 기자에게 e-메일로 보내온 제안이다. "그러면 인천시는 계산동에 북인천터미널을 짓지 않아도 될 겁니다. 김포공항은 이미 인프라가 다 돼 있고, 영향권도 서울서부권.고양.김포.부천.파주.인천동부지역 등 훨씬 넓고요. (구)국제선2청사를 개조하면 시설비도 별로 안들텐데요…."

전문가 뺨치는 裵군의 아이디어는 계속 이어진다." (구)국내선청사는 호텔.컨벤션센터로 재건축하고, 화물청사는 버스터미널 부속시설로 쓰고…."

그렇다. 당국이 裵군 제안대로만 하면 김포공항은 어쩌면 세계 유일의 항공.육상 환승센터가 될 수도 있다.

회사원 安모씨. 개항 8개월여된 인천공항이 아직도 "불편하다"고 지적한다. "주로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앞 승차장을 이용하는데 버스가 언제 올지, 비어 있을지 몰라 불안하다. 비가 오는 날, 추운 날이 걱정이다. 버스 운전자는 커브길도 시속 1백20~1백30㎞로 달린다."

기자도 신공항 고속도로 운행방식이 이상하다는 생각이다.1차로엔 차량이 별로 없고, 2차로는 느린 차량들,3차로는 버스 등 고속차량들 차지다. 게다가 요금소에선 인천국제공항을 아직도 '신공항(New Airport)'으로 안내한다.

이 외에도 '고칠 수 있는' 불편이 많다. 항공료에 포함시키면 간단할 공항이용료를 아직도 길게 줄을 서서 내게 만든다. 김포공항에 안개가 끼었을 때 국내선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이용해도 된다.

인천공항엔 날이 갈수록 국내~국제,국제~국내 연결을 원하는 승객이 시간대에 관계없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을 내세우는 항공사는 증편을 안한다. 때문에 승객들은 김포공항에서 환승하려고 몇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항공사는 연결 국내선을 타야 하는 승객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외국인 승객을 위한 통역안내도 없다.

인천공항이 생긴 후 항공사의 서비스 개선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겉으론 허브(HUB)공항을 내세우는 인천공항이지만 환승여객이 숙박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제도를 개선해 에어사이드 환승호텔을 이용케 하든지, 신도시 호텔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

음성직 교통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