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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미국 응원'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꿈의 공장'으로 불리는 할리우드는 오락적 성향으로 포장된 겉모습과 달리,이면에는 국익을 교묘하게 선전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 반대하는 대상은 악역을 맡게 마련이고 '위대한 미국'은 언제나 아름답게 그려진다. 이런 현상은 전시 같은 특별한 상황엔 더욱 기승을 부린다.

할리우드가 이번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부시 정부를 적극 도울 태세다. 미국식 우월주의의 상징인 '람보'가 다시 영화로 제작된다는 것. 실베스터 스탤론은 현재 마이애미에서 '람보4'의 시나리오를 마무리하고 있다.'람보4'는 전직 미 게릴라 특수부대원이 탈레반의 거점인 아프가니스탄으로 침투해 벌이는 모험담을 담고 있다.

전쟁을 주제로 한 영화들의 상영 스케줄도 대폭 조정되고 있다. 소니는 내년 봄 상영하려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쟁 액션 '블랙 호크 다운'을 다음달 개봉하며 멜 깁슨 주연의 '위 워 솔저'도 내년 8월에서 3월로 개봉 시기를 앞당겼다.'블랙 호크 다운'은 1993년 소말리아전쟁이,'위 워 솔저'는 65년 베트남전이 배경이다. 폭스 역시 내년 1월 18일 선보일 예정이었던 존 무어의 전쟁 액션 '비하인드 에너미 라인스'를 가급적 이른 시기에 개봉하기로 했다.

'지옥의 묵시록'의 시나리오 작가인 존 밀리어스,'다이 하드'를 쓴 스티븐 디 수차 등 10여명의 시나리오 작가들도 미 국방부의 지원 아래 전쟁을 주제로 한 시나리오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TV도 이 대열에서 빠질 수 없는 일. 최근 미국 네트워크 TV를 통해 재방영된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당초 30분을 줄여 방영키로 했지만 계획을 바꿔 원작 그대로 방송했다.

최근 부시 대통령 특보 칼 로브는 할리우드로 날아갔다. 그의 임무는 테러리스트를 비난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영화 제작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파라마운트 픽처 셰리 랜싱 사장, 뉴스 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 바이어컴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 등 거물급 인사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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