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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p … 유시민, 여론조사서 뒤집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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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2지방선거 야권의 경기지사 단일화 싸움의 승자는 ‘유시민’이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13일 선거인단(1만5000명)과 일반 경기도민(2000명) 대상 전화여론조사 투표에서 50.48%를 확보해 49.52%를 얻은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눌렀다. 불과 0.96%포인트 차의 짜릿한 승리였다.

승부는 ‘공중전(空中戰)’에서 갈렸다. 조직력 싸움인 선거인단 투표에선 김 후보가 4%포인트가량 앞섰다. 그러나 도민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는 그 이상(5%포인트 정도) 차이를 벌려 역전했다. 선거인단에 응모한 8만8000여 명(허수를 뺀 최종 집계) 가운데 민주당원은 65%(5만8000명) 정도였을 것으로 양당은 추산했다. 이들이 고스란히 김 후보를 지지했다면 김 후보가 6대4 정도(20%포인트 이상)로 앞섰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선거인단 투표 격차는 근소했다. 민주당원 중 상당수가 유 후보에게도 투표를 했다는 얘기다. 유 후보 측은 한나라당 김문수 지사에 맞선 본선 경쟁력을 강조해 왔는데, 이런 전략이 유효했던 셈이다. 이로써 야권은 김 지사의 독주 구도에 ‘단일화 바람’을 일으켜 제동을 걸 계기를 마련했다.

유 후보는 이날 “경기도에 진보개혁세력의 공동정부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심상정, 민노당 안동섭 후보와도 단일화를 이뤄 계속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원내 단 한 개의 의석도 갖지 못한 신생정당에 패배한 민주당은 충격 속에서도 지원을 약속했다. 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진표 후보는 “유 후보의 당선을 위해 내 모든 걸 바치겠다”고 했고, 정세균 대표도 “몹시 서운하지만 유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일화 물꼬를 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이번 경선의 (실질) 승자는 김진표 후보”라며 “유 후보는 6월 2일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바닥 조직이 유 후보를 위해 얼마만큼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유시민은 노무현 사람”=한나라당 김문수 지사는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49재’에 참석해 희생장병의 넋을 기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기자들을 만나 “유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장관을 지냈고, 아직도 노무현 사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도민들이 이 점을 잘 알아, 명확한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 후보와는 어릴 때(1980년대 운동권 시절)부터 워낙 오랫동안 함께 지내 서로를 너무 잘 꿰뚫어 본다”고 덧붙였다. 최우영 선거캠프 대변인은 “국민에게 심판받은 실패한 친노세력이 간판만 바꿔 위장개업을 했다”고 비난했다.

 강민석·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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