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고용지표 개선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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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4월 취업자 수가 전월에 비해 40만1000명이 늘어 최근 5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3.8%로 최근 4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3개월 연속 100만 명이 넘었던 실업자 수도 90만 명대로 하락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을 확실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증표가 고용 회복이라고 지적해 왔다. 경제성장률과 투자증가율 같은 지표는 지난해 워낙 부진했던 실적에 비춰 볼 때 기저(基底) 효과에 따른 착시(錯視)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고용이 되살아나는 시점이야말로 진정한 경기 회복을 나타내는 확실한 증거라고 여긴 것이다. 이런 점에서 4월의 고용지표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은 국내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기 짝이 없다.

그러나 고용지표가 개선됐다는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여전히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다. 전체 실업률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청년실업률이 8.6%로 여전히 높고, 취업포기자를 포함한 사실상의 실업자 수가 지난해 12월 4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올 4월 말 현재 410만4000명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 걱정이다. 서민들이 경기가 회복됐다고 피부로 느끼기에는 고용 개선 효과가 아직 미흡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는 숫자로 나타나는 고용지표 개선만으로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본다. 진정한 경기 회복은 청년실업률이 낮아지고, 사실상의 실업자 수가 줄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용의 양보다 질을 따져 봐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서비스업의 규제 완화를 통해 고급 일자리 창출에 더욱 매진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