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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가죽수선 25년 외길 명동사 운영 김동주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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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해외 유명 브랜드 가죽제품 수선 전문점 '명동사'는 불황을 모른다. 해외 명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선점에 몰리는 일감도 크게 늘었다. 경기가 안좋아지자 고쳐 쓰려는 손님도 많아졌다. 이래저래 명동사의 매출은 늘게 돼 있다.

서울 명동 가게에는 구찌.페라가모.프라다.루이뷔통.발리 등 수십만~수백만원짜리 명품들이 가득하다. 가죽이 찢어졌거나 장식이 떨어진 핸드백을 감쪽같이 새 것처럼 고쳐준다.

명동사의 주인 김동주(59.사진)씨는 34년째 해외명품을 수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수선 경력이 10년쯤 된 사람도 우리 직원으로 채용되면 5~6개월은 일을 새로 배웁니다. 바늘 땀까지 원 제품과 똑같이 하려면 그만한 기술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죠."

2평으로 시작한 점포는 20평으로 넓어졌다. 그것도 모자라 3년 전엔 서울 압구정동에 강남 1호점을 냈다. 지난해엔 강남 2호점도 냈다. 새로 낸 두 점포는 두 아들이 맡고 있다. 어엿한 가족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직원도 32명이나 된다.

김씨가 가죽제품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6년이다. 24세 때 부모님이 고향(전남 장흥)의 논을 팔아 건네준 돈으로 종로4가에 양화점을 냈지만 2년 만에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취직한 곳이 명동사다. 김씨는 그 곳에서 수선 일을 배우다 명동이 재개발되면서 가게가 철거되자 똑같은 상호로 수선점을 냈다.

명품을 말끔히 수선하는 김씨의 솜씨는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파는 매장들이 수선품을 본사로 보내는 대신 명동사로 가져오기도 했다. 수선에 필요한 액세서리.실.가죽을 대주는 곳도 나왔다.

김씨는 "손님의 맘에 안들면 몇번을 고쳐서라도 완벽하게 수선하려 했던 노력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수선점 세 곳에서 다루는 물량은 하루 평균 4백여건에 이른다. 지방에서 택배나 소포로 수선을 맡기는 고객도 많다.

"예전에는 40대 이후의 손님이 많았는데 최근엔 10대 젊은층도 꽤 많다"고 한다. 수선비는 8천~9천원에서부터 수십만원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직원 봉급만도 월 7천만원"이라며 "한달에 1억원은 벌어야 밑지지 않는다"고 들려줬다. 문의 02-774-9359.

글=김준현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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