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새 없는 최희섭 5월 방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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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만 홈런 5개를 친 최희섭. [중앙포토]

프로야구 KIA는 지난해 홈런·타점왕인 김상현(30)이 지난달 말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며 비상이 걸렸다. 김상현은 지난 11일 무릎 수술을 받고 6주간 재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KIA는 오히려 5월 들어 10경기에서 7승3패의 상승세를 타며 4위로 올라섰다. 김상현과 함께 이른바 ‘CK포’를 이루는 최희섭(31)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중심 타선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팀 내 4번 타자인 최희섭은 이달 10경기에서 타율 0.371(35타수 13안타), 5홈런·1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4월 말까지 2할7푼대에 머물던 시즌 타율은 어느새 3할대(0.301)로 상승했다. 홈런은 8개로 공동 선두인 이대호·가르시아(이상 롯데·9개)에게 한 개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기록만 향상된 것이 아니다. 5월 때린 다섯 개의 홈런이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1일 롯데전 1회 선제 결승 만루 홈런을 시작으로 4일 한화전에선 3, 5회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7일 LG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쐐기 투런포를 날렸고, 11일 넥센전에서는 0-0이던 5회 선제 결승 3점 홈런을 때려냈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2007년 고향 팀인 KIA에 입단한 최희섭은 국내 무대 3년째인 지난해 33홈런(2위)·100타점(공동 3위)을 기록하며 비로소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위력을 뽐냈다. 그러나 지난겨울 팀과 연봉 협상에서 불화를 겪었고 올 시즌 초반에는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해 부진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김상현의 부상과 최희섭의 슬럼프가 겹치면서 KIA는 4월 말 6위까지 추락하며 지난해 챔피언다운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해법은 땀과 노력이었다. 최희섭은 무서울 정도로 특별 타격훈련에 매달리며 차츰 페이스를 찾아나갔다. 쌀쌀했던 날씨도 풀리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 최희섭은 “(김)상현이가 없으면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집중돼 힘들 수밖에 없다. 상현이가 빨리 돌아와줬으면 좋겠다”면서도 “부담감이 크지만 매 경기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 특타로 훈련량을 늘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팀 타선도 살아나고 있어 계속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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