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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킴이] 생태보전시민모임 여진구 사무국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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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습지 70여곳을 찾아냈는데 올해 다시 조사해 보니 이미 13곳이나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염으로 찌든 인구 1천만의 대도시 서울에도 생태계가 살아 있다고 강조하는 생태보전시민모임 여진구(呂鎭九.39.사진)사무국장.

그는 남산.북한산 등 서울시내에 섬처럼 남아있는 산과 습지.소공원을 찾아다니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

呂씨는 "서울시내 일부 습지에서는 희귀한 금개구리나 맹꽁이도 볼 수 있다"며 "서울시가 땅을 사들이거나 토지세를 감면해 주는 방식으로 사라져 가는 습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송파구 길동 자연생태공원의 관리를 맡아 청소년.시민을 대상으로 자연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일주일 단위로 어떤 꽃이 언제 피고 어떤 새가 찾아 오는지 꼼꼼히 기록한 '생태 달력'도 만들었다.

呂씨는 "일주일 단위로 교재를 만들어 교육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자리를 잡아 서울시에 관리를 넘길 수 있게 됐다"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교육을 받겠다고 기다리던 청소년.시민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외래종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지난해 서울시내 27개 근린공원을 조사해 80%가 넘는 22개 공원에 외래 식물이 침투해 있는 사실도 밝혀냈다.

89년 환경운동연합의 전신인 공해추방운동연합을 통해 환경운동에 뛰어들었던 그는 98년부터 생태보전시민모임을 꾸려나가며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사무담당 위원(사무국장) 일도 맡고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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