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에 몸담고 있는 40대 중반의 형제가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박물관을 연다.
주인공은 이재우(李在雨.48.경기도 성남시 매송초등교 교사.(右))씨와 동생 준우(俊雨.46.공주교대 교무과 직원)씨.
두 사람은 10일 오전 충남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의 한 폐교 자리에서 '웅진교육박물관'(http://www.wjem.or.kr) 개관식을 한다.웅진(熊津)은 공주의 옛 이름이다.
90평 전시실은 교실을 개조해 만들었다. 박물관은 재우씨가 10여년간 모은 교과서 7백여점과 조선후기 한글소설 20여점, 논어.맹자 등 한서(漢書), 공주와 관련있는 자료 70여점 등 1천여점을 전시한다.
재우씨는 1987년부터 서울 인사동.청계천의 골동품상과 헌 책방을 돌며 관련 자료를 모았다.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하고 싶어 책에 나오는 것은 모두 사모았죠. 실물자료를 보고 기뻐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돈이 아깝지 않았어요."
재우씨는 90년 봄 청계천의 헌 책방에서 미군정청이 46년에 발행한 초등학교 6학년 셈본(산수)을 1만원에 구입하면서 옛 교과서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당시 6학년 학생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문제를 풀어보게 했더니 "문제가 쉬워 옛날 학생들은 좋았겠다"며 신기해 했다.
그는 조선 후기부터 개화기, 일제 강점기, 군정(軍政)기와 한국전쟁 기간, 1~7차 교육과정에 이르는 1백년 동안의 교과서를 모았다.
이런 재우씨의 귀중한 소장품이 빛을 보게 된 것은 동생 덕분이다. 준우씨는 "수집한 교육 자료를 여러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박물관을 열 것을 강력히 권유했다.
공주에서 고교.대학을 나온 李씨 형제는 '교육도시'공주에 박물관을 열기로 했다. 1년 전 시내에서 7㎞ 떨어진 폐교를 찾아냈다. 그 후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폐교를 단장하는 데 힘을 쏟았다.
형제는 교과서 전시품 앞에 복사본을 한 권씩 놓아 관람객이 직접 책 내용을 살필 수 있게 했다. 또 교육현장에서 모은 아이들의 미술 소품을 전시품 사이에 배치했다.
두 사람은 '옛 그림으로 보는 한국의 표정'이란 주제로 박물관 개관 기념 특별전을 연다. 개화기 이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찍은 사진과 신문 삽화 등 50여점을 전시한다. 041-853-4569.
공주=조한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