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지금] 일산 '녹색주부모니터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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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소비자들의 소비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맹렬 여성들이 있다.

일산신도시에 거주하는 녹색주부모니터단 주부 12명.이들은 백화점·대형할인매장의 위생 ·안전 감시는 물론 학교급식업체 ·학원 등 주민들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찾아가 ‘녹색 파수꾼’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7일 오전 10시 일산신도시 후곡마을에 사는 주부 강혜승(48)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남편을 출근시키고 설거지와 집안 청소를 마친 뒤 곧바로 인근 한 백화점으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옷이 끼거나 머리가 부딪힐 염려는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이어 엘리베이터를 몇차례나 반복해 타면서 자동문의 정상적인 개폐여부 등을 점검했다.

姜씨는 이날 하루 두곳의 백화점을 네시간여 동안 돌며 이 일을 계속했다.

후곡마을에 사는 주부 이정순(51)씨도 이날 일산신도시 대형할인 매장 세곳을 두시간여 동안 돌며 같은 조사를 했다.

이들 주부는 일산신도시와 고양시 일대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12곳을 상대로 안전도 조사를 벌이기 위해 이달 초부터 바쁜 일과시간을 쪼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이번주 말까지 현장 실태조사를 마치고 다음주 중 개선 대책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어 해당 기관 및 시청과 구청 ·언론기관 등에 배포,대책마련을 호소할 예정이다.

이들이 모임을 결성한 것은 지난해 5월.녹색소비자연대가 주최한 녹색소비자대학에서 두달간 10회에 걸쳐 배우고 체득한 올바른 소비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자신들이 일조하기로 마음을 모은 것.

이들은 한달에 한가지씩의 활동주제를 정해 감시활동을 벌인다.그동안 이들의 감시대상이 된 것만 15가지에 이른다.

관내 중학교 급식업체의 위생감시를 비롯,대형할인매장과 백화점의 쇼케이스 냉동 ·냉장 온도조사 ·친환경농산물 표시상태에 대한 실태조사 ·대형할인매장 환경상품 판매와 봉투 유상판매에 대한 실태조사 등 주로 먹거리 환경감시 활동에 치중했다.

이밖에도 유치원 입학금 환불·어린이 놀이터 안전도·대형학원 학원비 ·어린이 통학로 안전 등 생활 주변에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갖가지 문제점에 접근해 대책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 모임의 운영실무를 맡고 있는 김진희(31)씨는 “앞으로 청소년 ·어린이 등에 대한 안전한 먹거리 확보에 주안점을 맞춰 활동을 벌이는 한편 각계 전문가 등의 협조를 구해 전문가 수준의 주부 모니터링 활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031-912-6641.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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