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반년 양식' 마련 김장전투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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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요즘 북한의 가정.식당 등은 이른바 '김장 전투'를 한창 벌이고 있다. 북한에선 김장을 '반년양식'이라 부르며 중시한다. 겨울철 부식 김장김치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남새(채소)를 저장해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에서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지방 주민들은 자체로 김장을 담가먹지만 평양 시민들은 김치공장에서 사먹고 있다.

1995년께부터 김장용 채소가 절대적으로 모자라고 기관별 공급제도가 유명무실해지자 지방 주민들은 각자 알아서 채소를 구입하고 김장을 하고 있다.

지방 주민들의 김장 준비는 사실 매년 1월 시작된다. 이때부터 10월까지 매달 노임에서 별도로 '김장적금'을 뗀다. 액수는 가족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북한돈으로 매월 7~10원이다. 모은 '김장적금'은 협동농장에 보내져 배추.무.마늘 등의 구입에 사용된다.

보통 매년 1월말께 계약하고 11월 초 김장감을 분배받는다. 계약은 각 구역 인민위원회에서 지역내 기업소별로 김장 소요량을 파악해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편 평양의 공장 김치는 11월부터 사흘에 한번씩 1~2포기가 담긴 자그마한 비닐통이 각 가정에 배달된다. 한 주일에 1인당 한포기씩 공급하므로 세 식구 기준의 한달 공급량은 12포기쯤이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20원 정도여서 평균 1백원 가량인 노동자 월급을 감안하면 비싼 편이다.

한 탈북자는 "북한에선 포기김치.보쌈김치.동치미 등을 많이 담근다"며 "남한 김치가 젓갈 등 양념을 듬뿍 넣어 칼칼한 맛인데 비해 북한 김치는 양념을 적게 넣어 맛이 담백하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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