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심장질환 예방한다는 아스피린, 일반인이 장기간 복용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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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요즘 많은 성인들이 심장마비나 뇌졸졸중 예방을 위해서 아스피린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 발표된 아스피린 복용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에딘버러 대학 연구팀이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건강한 성인이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는 경우, 장출혈과 같은 출혈성 질환을 경험할 확률이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두배나 증가됨이 밝혀진 것이다.

김석진 교수

3350명을 대상으로 8년간 진행된 이 시험에서 총 357명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경험하였는데, 아스피린이 이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에서 뇌출혈이나 위출혈의 발생이 증가하였다.

진통, 해열, 소염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스피린은 혈관내에서 미세 핏덩어리(응혈)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피를 묽게 만든는 약’이라는 의미인 blood thinner 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응혈방지효과 때문에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을 이미 경험한 환자들의 재발방지와 이러한 질환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에게 예방적 차원에서 아스피린 사용을 권하고 있다.

아스피린은 다른 약들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이 약물의 장기복용은 위궤양이나 장출혈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아스피린을 처방하는 이유는 득이 실보다 많기 때문인데, 즉 심장마비와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위궤양과 같은 부작용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한편 요즘에는 환자들이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가 부쩍늘고 있다. 아스피린이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접한 건강한 일반인들이 의사와의 상담없이 마치 영양제를 섭취하듯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아스피린을 먹어도 그 질환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궤양과 같은 부작용을 경험할 확률만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최근에 미국에서 발표된 임상논문에 의하면 하루에 20분 정도 걷는 것 만으로도 조기 사망(early death) 확률을 50% 감소 시킬 수 있다고 하니 몸에 좋다는 알약을 삼키며 무병장수를 바라는 것 보다는 하루에 조금이라도 더 걸어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 하겠다.

김석진 교수

미국 인디애나대학 교수로 인류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 ㈜나무·물·산(www.vsl3.co.kr)의 대표를 맡아 바른 식생활과 유익한 균 섭취의 중요성을 알리는 칼럼 게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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