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평가절상…중국펀드에 투자?…환차익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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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중국 위안화가 결국 평가절상될 텐데, 중국 펀드 등에 투자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증권사와 은행의 펀드 판매 창구에는 이런 문의와 함께 위안화로 표시된 상품을 구해 달라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답은 '아니오'다.

현재 투자 가능한 중국 관련 펀드나 중국 주식은 대부분 미 달러화나 홍콩 달러화를 기준으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중국 펀드에 투자하면 위안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은 커녕 달러 약세로 인한 환차손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중국 펀드도 결국 달러 투자=중국 펀드가 중국 기업들의 주식에 위안화로 투자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대부분의 중국 펀드(그레이트 차이나 펀드)들은 중국보다 홍콩과 대만 증시에 투자하는 비중이 크다. 또 중국 증시 투자분도 외국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B지수에 제한되므로 미 달러나 홍콩 달러로 투자한다. 피델리티의 '차이나 포커스 펀드' 등 A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지만 극소수다.

또 투자자들이 수익을 돌려받을 땐 달러로 받아 원화로 환전해야 한다. 결국 달러 약세가 계속된다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중국 펀드들은 수익을 원화로 환산하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표 참조>

슈로더 투신운용의 이상철 마케팅 이사는 "당분간 달러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중국 펀드에 투자할 때는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헤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위안화 현금 보유 관심=삼성투신운용 엄태종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중국이 위안화를 사용하는 A지수에 외국인 투자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고, 중국 증시의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투신운용사들이 위안화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는 내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도 아직 없다. 중국 채권시장은 대외개방이 미진해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렵다. '슈로더 이머징 채권 펀드' 등 위안화 표시 중국채를 일부 포함하는 펀드가 나와있긴 하다. 하지만 대우증권 상품개발팀의 박형규 대리는 "중국 위안화 채권의 금리가 매우 낮은 데다, 위안화가 절상되고 한국 원화도 덩달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이런 펀드의 판매를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확신한다면 위안화를 사서 직접 보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개인이 보유하기 위해 위안화를 사두는 데는 제한이 없다. 다만 예금은 불가능하므로 금고 등에 보관해야 한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지만 위안화 절상 여부와 시기.폭 등을 알 수 없고, 다른 외화에 비해 살고팔 때의 가격 차이가 커서 평가절상이 되더라도 수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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