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카페서 수다떨며 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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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Hi ! Mary, Where are you going?"

"I have to get to the library before it closes."

지난달 26일 오전 11시 서울 신촌 이화여대 앞 카페 i-house.

권영희(31.서울 노유동)씨와 박미자(32.서울 성산동)씨 등 '왕초보 영어 주부 동아리' 회원 6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영어 회화 공부에 여념이 없다.

카페 한켠에 펴놓은 돗자리 위에선 네살 난 성진과 동준이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신나게 놀고 있다. 18개월 된 무규는 카페가 마치 제집인양 마룻바닥을 맨발로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i-house는 외국인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주선하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외국어 전용 카페 i-house를 모델로 만들어진 곳. 외국어로 된 신문과 잡지는 물론 만화.소설.비디오 테이프.어학 실습기까지 갖추고 있다.

이곳에선 외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일반인 및 주부뿐 아니라 이들이 데려오는 아이들도 대환영이다.

"애들이 옆에서 시끄럽게 놀기 때문에 자신 없어도 영어를 큰 소리로 발음해야 해요. 그래서 오히려 발음 교정에 도움이 되죠."

동준 엄마 권영희씨는 "아이들이 소란스러우면 집중하지 못한다는 사람은 이 모임에 들어올 수 없다"며 웃는다.'영어로 자기 소개를 못하는' 주부들이 지난 6월 모여 만든 '왕초보 모임'(사진)의 대장은 회원들 사이에 '촌장님'으로 통하는 카페 주인 김상용(34)씨.

미국 유학파인 김씨는 이들에게 커피값만 받고 장소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직접 영어 회화 공부도 도와준다.

"주부들 중에는 외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학원갈 엄두를 못내시는 분이 많잖아요. 그래서 아이들도 데려와 맘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드리는 거죠."

이 모임은 일반 손님이 별로 없는 매주 수.금요일 오전에 연다.

◇ i-house(http://www.i-house.com)에선 '왕초보 영어 주부 동아리'뿐 아니라 8개국어 16개 모임의 회원들이 외국인들과 함께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고 있다. 02-393-2246.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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