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 "대출금 더 탕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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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하이닉스 반도체 채권단은 30일 신규자금 지원에 참여하지 않는 은행들의 기존 대출금 탕감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새로운 채무조정안을 마련했다.채권단은 31일 오후 전체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채무조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 안은 신규 지원 불참 은행의 기존 대출금 중 청산가치만큼만 전환사채(CB)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탕감하는 내용이다. 하이닉스의 청산가치는 아서 앤더슨의 실사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께 결정되지만 채권단은 무담보채권의 경우 15%, 담보채권은 30%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신규지원 불참 은행으로서는 당초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제시했던 대출금 70% 탕감, 30% 출자전환 안보다 더 불리한 안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회의가 끝난 뒤 "대출금 탕감비율을 청산가치로 결정하기로 했으며,이에 동의하는 은행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과 투신사들이 이같은 채무조정안에 반대하고 있어 31일 채권단협의회에서 안건이 통과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채무조정안이 통과되려면 전체 채권액의 75%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한편 하이닉스 반도체는 자산매각과 투자유치 등을 통해 내년 말까지 모두 2조6천억원을 마련한다는 새로운 자구계획을 세웠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최근 각 채권금융기관에 제시한 '종합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올해 중 8천8백50억원, 내년에 1조7천1백50억원 등 2조6천억원의 자구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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