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백승도, "한국마라톤 자존심 지킬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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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남자 마라톤의 '맏형' 백승도(33.한국전력)가 중앙일보 서울국제하프마라톤에서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지킬 것인가.

국제대회로 격상돼 처음 치러지는 대회 남자부에서 많은 육상인들은 아프리카 선수들의 우승을 점친다.

올 시즌 토리노마라톤에서 2시간7분45초의 빼어난 기록을 작성한 심레투 알레마예후(31.이데오피아), 최근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1분09초를 기록한 존 나다 사야(23.탄자니아) 등이 우선 꼽힌다. 일본 선수들도 맹위를 떨칠 전망이다.

그러나 백승도도 만만치 않다. 최경렬 한전 감독은 "그동안 황영조.이봉주의 베일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적게 받았을 뿐 실력에서는 세계 누구와 맞붙어도 제몫을 해내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백선수는 수많은 국내외 마라톤에서 상위 10위권 밖을 벗어난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기량이 우수하고 고르다.

특히 스피드에서는 단연 국내 최고라는 평가다. 1987년 10월에 수립한 5천m 한국최고기록(13분50초35)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난공불락의 요새로 남아 있다.

백선수는 올해 천안 전국체전에서도 5천m와 1만m를 차례로 석권, 후배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한국 최고의 마라토너 이봉주가 부러워하는 게 바로 백선수의 스피드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쉬운 것은 레이스 후반 체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올 여름 지리산 산악훈련을 어느 해보다 성실히 받아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는 게 최경렬 감독의 말이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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