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매머드급 ‘선거 사령부’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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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9일 6·2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했다. 민주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린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손학규·정동영 공동위원장, 정세균 대표, 한광옥 공동위원장(왼쪽부터)이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6.2지방선거 민주당이 ‘야전(野戰)체제’에 돌입했다. 9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를 발족하고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날부터 선거 관련 의사결정은 정세균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가 아닌 선대위에서 하게 된다.

선대위원장은 정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한광옥·김근태 고문, 여성인 장상 최고위원 등 6인이 공동으로 맡는다. 차기 대권·당권주자, 주류와 비주류, 동교동계가 망라된 모양새다. 손 전 대표는 1년10개월간의 칩거를 깨고 여의도 정가에 ‘한시적’으로 복귀했다. 비주류의 리더 정동영 의원도 ‘백의종군’을 끝냈다. 천정배(MB심판위원장)·이종걸(참좋은교육추진본부장) 의원 등 다른 비주류 인사들도 선대위 핵심 포스트를 맡았다.

정세균·손학규·정동영 3인은 축사를 통해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서민경제 파탄, 안보 무능, 민주주의 후퇴, 중앙 및 지방정부 부채 증가 등 4대 실정을 저질렀다”며 “지방 권력의 75%를 독점하고 있는, 무능하고 부패한 한나라당 지방 권력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전 대표는 “아직 새로운 시대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았는데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건 정부가 나라의 근본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마디로 기본이 안 돼 있는 정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 긴장관계를 고조시키고 동포 간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크든 작든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해 지방선거 승리를 일궈내겠다”고 다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여권이 천안함 사건을) 김정일 정권 심판으로 몰고 가려는 것 같은데 본질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며 “민주당이 그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 추궁을 잘하지 못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은 전통적으로 바람으로 승리했는데 미풍을 강풍으로, 또 태풍으로 만들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발족식에는 한명숙(서울)·김진표(경기)·송영길(인천)·안희정(충남) 후보 등 격전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모두 참석했다. 한 후보는 조만간 서울시 선대위를 따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선대위원장은 이해찬 전 총리,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4대 강 사업 반대운동을 하는 도종환 시인, 부산 출신 허성관 전 행자부 장관이 맡는다.

◆부산시장 후보 김정길 선출=9일 실시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선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이 김민석 최고위원을 물리쳤다. 당원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김 전 장관은 58%, 김 최고위원은 42%를 득표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야권연대 지역인 울산·경남을 제외하고 14곳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선출했다.

글=강민석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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