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안팎 수익형 부동산 ‘반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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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분양 중인 푸르지오 월드마크 소형 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예금 금리가 낮아지자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오피스텔 등 임대상품이 관심을 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소형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반짝 경기를 누리고 있다. 주택을 사고팔아 시세 차익을 얻기가 어려워지자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3%대)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임대용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소형 오피스텔 등은 정부의 대출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돼 투자금 마련에 큰 어려움이 없고, 1인 가구 증가 등 임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요즘 부쩍 몸값이 오른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지난해 말 6000만원 정도하던 서울 마포동 마포 현대 오피스텔 전용 27㎡형은 요즘 6300만원을 호가(부르는 값)한다. 서초동 솔로빌 전용 17㎡형은 지난해 말보다 1000만원 정도 올라 1억3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온다. 서초동 황제공인 김용신 사장은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주택의 경우 연 5~7%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법원 경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상가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수도권 상가(상업시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0.6%로 3월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서울 상가 낙찰가율은 72.3%로, 3월보다 15.2%포인트 급등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상가 가운데서도 1억~2억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소형 점포가 높은 값에 낙찰되는 게 최근의 특징”이라며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에서 이탈한 돈이 소액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 들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소액 수익형 상품은 분양도 잘 된다. 지난달 인천 소래·논현지구에 나온 에코메트로 더타워 오피스텔은 평균 9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서울 신림동에서 분양된 도시형 생활주택 아데나534(149가구)에는 528명이 몰렸다. 아데나534는 전용 17㎡형으로 분양가는 1억4900만원이다. 주변 임대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으로, 중도금 대출 이자 등을 고려해도 임대수익률이 연 7% 정도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예금 금리의 두 배가 넘는 수익(세전)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임대용 부동산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사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시세 차익보다는 임대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상품·입지별 수요 분석을 끝낸 뒤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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