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청 환경감시견 "악취 공해업소 꼼짝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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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쉿!듀바! 찾아와”

조련사의 지시에 3살짜리 셰퍼드 듀바(암컷)의 눈빛이 빛난다.듀바는 행사장 바닥에 놓인 물손수건 5개중 미리 손을 닦았던 것을 ‘칼같이’ 찾아내 물고 왔다.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25일 인천 서구청 광장에서 열린 ‘환경감시견 발대식’에서 주인공 듀바는 갖가지 오염원 색출 시범훈련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2백여명의 참석자들은 줄곧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구청 직원들이나 지역 인사,환경단체회원 등은 연신 박수를 쳐댔다.그러나 초청받은 한 악취중점관리대상업체 대표는 “정말 조심해야겠어요”라며 무척 신경이 쓰이는 듯 했다.

서구청은 듀바를 지난 9월부터 하남시 소재 국제애견훈련소에 보내 전문적인 훈련을 시키고 있다.악취 감시하기,물건 찾기,공격하기 등을 가르쳐 왔다.내달초까지는 현장 적응 훈련까지 모두 마칠 예정이다.

구청은 다음달부터는 듀바를 환경오염 신고 현장 등에 직접 출동시킬 계획이다.특히 ‘후각을 이용한 악취 단속’현장에 주로 데리고 나가는 한편 단속을 방해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선제압 효과도 노리고 있다.

구청은 모 기업인이 키우던 듀바를 지난 8월 5백만원에 사들였다.주인은 ‘애견 듀바’를 호주로 데려가려다 반출이 허용되지 않자 결국 서구청에 팔고 말았다.

구청은 악취공해업소가 특히 밀집한 지역 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시견을 찾던 중이었다.

구청 환경위생과는 이제 듀바 돌보는 일이 주요 업무의 하나가 됐다.구청 옥상에 집을 마련했고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식사 주고 배설물 치우는 일도 챙겨줄 태세를 갖췄다.

물론 훈련도 계속 시킬 계획이다.이미 전담 직원(김영홍씨)이 열심히 돌보고 있지만 직원 모두가 신경을 쓰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듀바가 우리 지역 공해방지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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