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BOOK] 셰익스피어 말하길 “아비가 돈주머니 꿰차면 자식 모두 효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경영학자가 쓴 돈의 철학
임석민 지음
나남, 608쪽
2만4000원

“아비가 누더기를 걸치면 자식은 모르는 척하지만, 아비가 돈주머니를 차고 있으면 자식은 모두가 효자가 된다.”-셰익스피어

“내가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돈이 없으면 나의 말은 요란한 꽹과리와 같습니다… 믿음·소망·돈, 이 3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중 가장 위대한 것은 돈입니다.” -조지 오웰의 『엽란의 비상』 중

“인간에게는 가난의 고통보다 이웃의 새 자동차에 대한 시기심으로 인한 고통이 더 힘들다”-갈브레이스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은 빈천(貧賤)·언쟁·빈 지갑 등 3가지인데, 그 중 가장 크게 상처 입는 것이 빈 지갑이다.”-탈무드

모두 ‘돈’이라는 대상을 두고 한 말이다. 이 책에선 돈에 대한 갖가지 지식과 이론, 격언들을 소개하고 있다. 경영학자가 썼다고는 하지만 경영서라기보다 철학서에 가깝다. 어떻게 돈을 키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보다는 돈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인가가 책의 주제다. 저자도 “돈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책, 돈에 대한 지혜를 찾으려는 책”이라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조개 껍질로 시작한 화폐의 역사부터 부자와 가난의 정의, 부패와 청렴의 차이, 각 종교에서 바라보는 돈의 속성까지 다루는 이슈도 다양하다. 이를 풀어내기 위해 동서양의 고전, 역사서, 국내외 신문기사 등 다양한 소스를 인용했다. 너무 사례가 방대하고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각 챕터 간 집중도가 떨어지는 느낌도 든다. 대부분 경제·경영서적이 주식시장이나 기업 전략 등 세부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지금, 한 템포 쉬어가면서 큰 숲을 조망해 본다는 기분으로 읽어 볼 만한 책이다.

김필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