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획기적 당정개편" 金대통령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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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권은 10.25 재.보선에서 표출된 민심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연말에 당정을 개편하고, 차기 대선 후보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6일 민주당 한광옥(韓光玉)대표에게서 선거 결과를 보고받고 "정기국회 뒤 획기적인 당정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고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함께 여권 일각에선 차기 대선 후보를 경선으로 뽑는 전당대회를 내년 지방선거(6월) 전인 3~4월께 여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이 주도하는 중도개혁포럼은 28일 모임을 갖고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재.보선에 승리한 한나라당은 폭로 공세를 자제하면서 여.야.정 경제정책협의회를 재가동해 경제 안정과 민생 현안 해결에 주력하기로 해 여야의 대치 국면에 변화가 예상된다.

◇ 민주당=韓대표가 金대통령에게 건의한 내용은 ▶획기적인 당정 개편▶전당대회 개최 시기.지도체제.후보와 총재 분리 문제 등의 정치 일정 논의 개방▶중산층과 서민.농어민을 위한 정책개발 확대▶대통령과 당 소속 의원간 대화 확대 등이다.

이에 대해 金대통령은 "전당대회 일정과 후보 가시화 문제 등은 당 차원에서 논의하라"고 말했다고 田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다음달 3일 청와대에서 당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영수회담을 제의하면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여야 대화도 모색 중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은 "국정 쇄신으로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며 "金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총재는 총재단 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야당도 잘해야 한다는 채찍질의 의미도 있으니 우리 스스로 쇄신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한나라당은 정권 핵심 인사들의 비리 연루 의혹 등에 대한 추가 폭로를 당분간 자제키로 했다.

한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이번 선거는 金대통령의 과욕이 빚은 결과"라면서도 한나라당과 관련한 질문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강한 것을 끌어내리려는 속성이 있다"고 말해 앞으로 한나라당 견제에도 나설 뜻임을 비췄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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