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사코 왕세자비 낡은 병원서 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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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곳곳에 금이 간 벽, 고무 장판으로 덮인 바닥, TV도 없는 병실, 나무 벤치가 놓인 대기실. 일본 왕실의 후손이 곧 태어날 병원의 겉모습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나루히토(德人.41)일본 왕세자의 부인 마사코(雅子.37)비가 다음달 말 동네 의원 수준에도 못미치는 이런 낡은 시설의 병원에서 출산할 예정이라고 24일 보도했다.

2층 건물로 병상 27개를 갖춘 이 병원에는 출산시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의료장비조차 없다. 왕세자비는 2년 전 유산한 적이 있다. 게다가 왕궁 인근에는 첨단시설의 종합병원이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이런 곳을 출산장소로 택했다. 이 병원은 왕실 궁내청 병원으로 1964년 개원 이래 왕실의 모든 출산은 이 곳에서 이뤄지는 게 관례다.

일본 왕실은 2차대전 패전 이후 정부가 지급하는 돈으로 중산층 가정 수준의 살림을 꾸려왔다. 올해 왕실 예산은 약 35억원. 경제난을 이유로 왕실 스스로가 예산 동결을 요구해 5년째 같은 액수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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