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벙덤벙 체험] '과학 큰 잔치' 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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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지난 20일 누나랑 서울국립과학관에서 열린 '가을 과학 싹 큰 잔치'에 참가했어요.

6학년인 누나는 과학을 좋아하고 저는 수학을 좋아해 둘다 이번 과학잔치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누나랑은 한살 차이 밖에 안나 자주 아웅다웅 다퉈요. 그렇지만 이번에는 의젓하게 행동하기로 했어요. 누나도 음료수랑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지요.

토요일 오후 학교를 마치고 엄마한테 차비랑 간식비를 받은 뒤 지하철을 타러 갔어요. 과학관에 다다르니까 시원한 가을 바람이 창경궁 숲에 실려 과학관 위의 큰 풍선도 날리고 있었어요.

참가한 친구들이 많아 과학관 마당이 무척 붐볐어요.

과학관에 들어갔는데 실험 부스가 6백개가 넘었어요. 도대체 어떤 곳을 구경해야 할지도 갈피를 못잡을 지경이었죠. 그동안 과학교실이나 책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실험을 먼저 하기로 마음 먹었죠.

누나의 손에 이끌려 태양 흑점을 관찰하는 곳으로 갔어요.

천체 망원경에 눈을 대고는 양손으로 조절기를 조절하는 거예요. 태양은 필터가 있는 렌즈로 관찰하는 거였어요.

초점 맞추는 법을 배웠고 앞으로는 흑점을 잘 관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1억배의 세계'라는 코너에도 갔어요. 산소.수소.질소원자로 물.메탄올.암모니아의 분자구조를 만드는 과정을 재밌는 열쇠고리를 만들면서 실험을 했어요. 분자가 되는 법을 설명해주는 누나들의 얘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잔뜩 몰려들었어요.

다음은 양잿물과 각종 기름 액체들로 재생 비누 만들기. 누나랑 같이 만들기 시작했는데 제가 시간이 더 오래 걸렸어요. 선생님께서 양잿물과 기름의 비율이 달라서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벤치에 앉아 쉬는 동안 다른 친구들이랑 형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밀가루로 폭발 실험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무척 재미있었어요.

다시 특별 전시실로 가서 진동차에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건전지랑 케이스, 전동기, 계란판 자른 것으로 딱정벌레 전동차를 만들었어요.

전동기와 스위치를 전지 케이스에 넣고 전선을 직렬연결한 뒤 건전지를 끼우면 움직이는 진동차가 돼요. 스위치를 누르니까 좌.우회전은 물론이고 전진.후진도 됐어요.

집에 가서 진동차 다리 모양을 바꿔서 방향조절이 자유롭게 될 수 있는지 더 실험을 해보기로 했어요. 누나는 원격조종 자동차에 도전하겠다고 했어요.

스위치 조절만으로도 많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무척 신이 났어요. 예전에 왔을 때 보다 시설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누나와 저는 다음번에 다시 와서 남은 시설을 모두 체험하리라 다짐하고 과학관 언덕을 내려와 집으로 향했어요.

김재현 중앙일보 어린이 명예기자(서울 목동초등4년)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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