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서방언론에 일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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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모하마드 마하티르(사진) 말레이시아 총리가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한 세계 언론의 보도 행태를 혹독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세계화를 비판하며 독자적인 통치철학을 펴고 있는 마하티르 총리는 야당 및 언론탄압 문제 등 국내상황과 관련, 미국.유럽 등 서방 언론들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왔다.

마하티르 총리는 21일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APEC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미군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해 "다수 언론들이 사실 확인 절차도 생략한 채 보도하는 바람에 무고한 민간인과 말레이시아 등 관련국가들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며 서방언론들을 겨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부정확한 보도의 실례로 탄저균 소동을 먼저 꼽았다. 그는 "탄저균이 담긴 편지는 미국에서 발송됐다가 말레이시아에서 발견된 뒤 미국으로 되돌려 보내졌다"면서 "이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언론들이 동남아지역(말레이시아)에서 미국으로 발송된 편지"라고 정확하지 않게 보도하는 바람에 말레이시아에 타격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또 국영항공인 말레이시안 에어라인 시스템이 이라크 출신 기장을 고용했다는 잘못된 보도로 항공 취소사태가 빚어지는 등 관광업계와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국언론들이 늘 자신을 편견이 지나친 사람으로 비난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언론들은 확인조차 되지 않는 보도들을 일삼아 말레이시아 등 관련국과 국민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비난했다.

[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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