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보선 현장]삼세번 보선 관심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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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일 오후 5시 강릉시 성남동 중앙시장.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후보가 20여명의 운동원과 함께 상가를 오가며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崔후보는 "이번 한번만 더 도와주면 정말 큰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호소하는 참이다. 이를 구경하던 60대 과일상은 "최돈웅씨와는 먼 일가(강릉 崔씨)뻘된다. 다 비슷하긴 해도 강릉에 崔씨만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8시30분 옥천동 옥천5거리.

무소속 최욱철(崔旭澈)후보가 지나가는 출근길 차량들을 향해 연신 허리를 굽히고 있다. 10여명의 운동원들이 최돈웅 후보를 겨냥한 '편법사퇴.꼼수출마 심판하자'는 피켓을 흔들며 한표를 부탁하고 있다. 신호대기 중이던 40대 택시기사는 "한나라당이 최욱철씨를 공천했으면 선거는 해 볼 필요도 없었는데…"라며 혀를 찼다.

이날 오후 3시 노암동공설운동장.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김문기(金□起)후보가 "한나라당이 부정선거 책임자를 또 내보낸 것은 강릉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며 열을 올리고 있다. 金후보는 군가를 개사해 로고송으로 활용 중이다. 주민 朴모(50)씨는 "예비역 장군이라는데 사람은 똑똑한 것 같다"면서도 "여긴 평민당 때부터 한번도 DJ당 사람이 된 적이 없는 곳"이라고 토를 단다.

전반적 분위기는 차분하다. 14대.15대에 이어 연달아 세번이나 보궐선거가 열리는 통에 관심도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선관위는 3백70여명이나 되는 대규모 단속반원을 가동 중이어서 '선거특수'를 기대했던 식당가가 울상이라고 한다.

현지 선거관계자들은 "최돈웅 후보가 선거법 재판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자 의원직을 사퇴한 뒤 재출마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자민련 김원덕(金元德)후보는 고향인 주문진에서의 선전을, 무소속 노승현(盧昇鉉)후보는 단골출마에 따른 동정표를 각각 기대하고 있다.

강릉=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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