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선(60·사진) 샘표식품 사장이 조미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조미료 ‘연두’를 출시한 것이다. 그는 4일 서울 신문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연두 출시를 계기로 올해 60억원, 3년 안에 300억원의 매출을 올려 CJ제일제당과 대상이 양분하고 있는 연 3000억원 규모 조미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연두는 발효 조미료다. 콩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아미노산으로 만들었다. 그는 “인공 조미료인 MSG를 넣지 않은 제품”이라며 “감칠 맛을 내는 성분이 쇠고기·표고버섯의 세 배, 멸치의 두 배 이상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시장에 출시된 조미료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1960년대 출시한 ‘미원’ 등 화학 조미료가 1세대, 80년대 출시한 ‘다시다’와 같은 종합조미료가 2세대, 수년 전부터 등장한 천연 조미료는 3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샘표에서 출시한 제품은 발효 소재로 만든 4세대 조미료다.”
그가 조미료 시장에 뛰어든 배경은 위기감 때문이다. 샘표가 강점을 갖고 있는 국내 간장 시장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1위를 지켰지만 매출(1151억원)은 오히려 2008년에 비해 줄었다. 간장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샘표가 사업 다각화를 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08년 발효 신소재 개발 조직을 신설한 샘표는 올해 생산시설 투자에만 3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연구개발(R&D)을 강화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500여 명의 직원 중 R&D 관련 인력이 100명쯤 될 정도로 신소재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올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2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