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천안까지 간다] <상> 오산·평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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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충남까지 수도권 전철이 다니게 된다. 기존 철로에 전철노선을 추가로 만드는 수원~천안역 경부선 2 복선화 공사가 착공 15년여만인 연말 완공된다. 들떠있는 역세권 주변 부동산 시장을 취재했다.

지난 주말 경기도 평택시 서정리 역사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역사엔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인부들이 드나들었고 역 앞쪽의 광장을 포장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진행됐다. 서정리 역 건너편 상가 7~8곳은 전철 개통에 맞춰 낡은 건물을 헐고 재단장하느라 분주했다. 역전 상가 주인 김모(45)씨는 "급행 전철을 타면 서울역까지 1시간이 채 안 걸려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전철 개통으로 생활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 개발 바람 부는 오산.평택=전철 개통으로 택지지구.역세권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산 세마. 오산대역 주변의 세교택지지구, 오산역 부근의 궐동2택지지구, 평택 지제역 근처의 소사벌 택지지구가 2006년부터 차례로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다. 이들 택지지구는 93만~105만평에 이르는 대규모이어서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 오산시는 전철 개통으로 출퇴근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세마.오산대.오산역에 공영주차장을 짓기로 했다.

평택시는 서정리역 서쪽 50만평을 역세권 개발예정지로 지정, 현재 도시계획을 수립 중이다. 지제역 주변 30만평은 토지 소유자들이 환지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해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서정리역 역세권 개발은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500만평 규모의 국제평화신도시 예정지에 포함돼 있어 다소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국제 평화신도시 예비타성성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기도는 내년 상반기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 지원 특별법 발효 시점에 맞춰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평택역은 2008년께 연면적 2만4000평 규모의 민자역사로 거듭난다. 평택 아동부동산 김영석 사장은 "수도권 전철을 따라 개발 축이 남하하는 것 같다.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오산.평택이 지원특별법에다 전철 개통이 겹쳐 개발 바람이 드셀 것"이라고 말했다.

◆ 땅.분양권 매입 문의 부쩍 늘어=평택역 앞 상업지역 땅은 대로변 기준으로 평당 3000만원, 이면도로는 1000만~15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0% 이상 뛰었다. 서정리역 맞은편의 상가도 같은 기간 갑절 오른 평당 2000만원을 호가한다. 평택역 앞 김영준 부동산 대표는 "규제가 심해 올 들어 상승폭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세마.오산대 역 주변의 오산시 내삼미.외삼미.금암.세교동 일대 자연녹지는 평당 80만~13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배에 이른다. 민일성 공인중개사는 "동탄 신도시와 세교지구 사이에 위치해 메리트가 크다고 본 투자자들이 전철 개통을 앞두고 많이 문의한다. 매물이 나오는 대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산에선 연말 궐동지구에서 마지막 입주분인 우남퍼스트빌(1023가구), 수청지구에서 우미이노스빌(990)이 집들이를 한다.

평택에선 역세권 택지개발지구로선 처음 들어선 장당택지지구에서 내년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장당지구 한 중개업자는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은 웃돈이 1000만~2000만원 정도 붙었다"며 "한동안 거래가 뜸했지만 이달 들어 급매물 위주로 팔린다"고 말했다.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업체들도 전철 개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평택시 가제동과 비전동 두 곳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우림건설 관계자는 "전철 개통이 임박하면서 하루 평균 3~4건은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 이런 점은 조심=장당.이충지구 부근의 서정리역 앞 상가를 사려는 사람이 많지만 연간 임대수익이 1~3% 정도로 서울지역 상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가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 임대료는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감으로 상가건물 값만 껑충 뛴 때문이다. 역세권 상가를 투자할 때는 자금을 넉넉하게 마련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외지인이 농지.임야를 사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오산.평택= 박원갑 기자

*** 수원~천안 간 전철 사업은

경부선 수원~천안역(55.1km) 구간에 전철 노선이 추가로 들어서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수원선 전철이 연말에 천안역까지 연장 운행된다. 2006년에는 천안~온양온천역 (14.7km) 구간이 추가 개통될 예정이다. 전철이 개통되면 서울역에서 평택역까지 91분(급행 63분), 서울역에서 천안역까지 112분(급행 80분)이 각각 걸린다. 철도청은 급행 전철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운행한다. 신설 역사인 세마.오산대.진위.지제역은 내년 이후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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