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탄저병 의심 편지…APEC 회의장 경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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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뉴욕.베이징=김진.신중돈.유상철 특파원]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상하이(上海)에서 20일부터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국에서도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배달돼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8일 "지난 16일 의심스러운 물건이 든 우편물이 배달된 사건이 두건 있었으며 그중 한 곳은 미국계 기업이었다"고 밝혔다.

탄저균 테러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중국 당국은 최고 경계령을 발동하고 철통경비 태세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시 당국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연휴를 선언했다. 이밖에 상하이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시내 진입이 봉쇄됐고 상하이 외곽에서는 무장 공안들이 출입자들에 대해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또 APEC 회의가 끝나는 22일까지 상하이 상공에 항공기나 글라이더.열기구 등의 운항이 금지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머무는 리츠 칼튼 호텔 주변 도로는 완전 봉쇄됐다.

한편 이날 1998년 미 대사관에 대한 자폭 테러가 발생했던 아프리카 케냐에서도 탄저균이 든 우편물이 발견됐다.

미국 상.하원은 17일(현지시간)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인 톰 대슐 의원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26명과 경비경찰 5명 등 31명이 탄저병 양성반응을 보임에 따라 방역과 조사를 위해 의사당과 의원회관 건물 6개 동을 23일까지 폐쇄했다.

미 의회는 지난 15일 대슐 의원의 보좌관실과 우편실에서 탄저균이 든 우편물이 발견되자 그동안 상원의 8층짜리 건물을 폐쇄하고 총 1천8백여명에게 검역을 실시했으며 예방차원에서 사흘치 항생제를 지급했으나 탄저균의 확산을 막지 못했다.

17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도 의문의 흰 가루가 발견돼 9개의 터미널 중 하나인 '톰 브래들리'터미널이 한때 폐쇄됐다. 이 터미널은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한국 국적 항공사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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