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유나이티드 항공 굿윈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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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 2위인 유나이티드항공(UA)이 내년에 망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렇게 말했다. UA의 회장 겸 CEO 제임스 굿윈(57)은 최근 10만여명의 직원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우리 회사는 지금 75년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다. 이 상태가 조만간 멈추지 않는다면 내년에 파산할 수도 있다."

이같은 편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17일(현지시간) 이 회사 주가는 10%나 폭락했다. 굿윈은 테러사태 전에도 이미 안좋았던 회사 사정이 테러 이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UA가 지난 3분기에 약 1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며, 다음 분기에는 적자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은 UA가 다른 항공사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한다. 출장 등 기업인 승객이 많았던 탓에 경기 불황의 몸살을 더 많이 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 회사는 고질병인 노사문제도 안고 있다. UA는 1994년 7만5천여명의 직원들이 회사 지분 55%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종업원 지주회사가 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직원들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경영진과의 마찰이 자주 빚어졌다.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조종사들의 태업은 임금을 28% 인상하는 걸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들은 이번 굿윈의 편지가 노조를 겨냥한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2년 전 CEO자리에 오른 이후 노조에 휘둘려온 그가 이번 경영위기를 계기로 임금을 깎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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