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삼청동 국제화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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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복궁 돌담을 따라 올라가는 삼청동 길의 한편에 자리잡고 있는 국제화랑. 기존 건물 두 동을 개축하고 가운데를 유리건물로 이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개축과 증축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주거공간에서 소규모 전시공간으로, 다시 중간 규모의 전시공간으로 전환됐다.

국제화랑의 변신으로 거리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국제화랑 내부는 여러 층이 반층씩 차이가 나도록 연결돼 있으며, 일부 공간은 3개 층을 하나의 층으로 만들어 넓지 않은 실내공간을 확장시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증.개축 설계를 담당했던 배병길건축연구소의 배대표는 "경복궁의 돌담과 숲이 인접해 있고 한옥보존지구라는 점에 주목, 오히려 강한 대비를 통해 주변과 조화되게 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을 지나며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경복궁을 배경으로 한 현대 건축물인데다 서양화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갤러리 공간이므로 새로운 건축적 사고가 필요했다는 것.

배대표는 "강한 사선과 뒤틀린 형태에서 해답을 찾았다"고 했다.

한국예술종합대학의 김봉렬(건축과)교수는 "건물 정면에 경사지고 뒤틀린 유리상자를 설치해 1990년대 급속히 퍼지던 해체주의적 형태요소를 도입했다"며 "의외적이고 생경한 외관이 현대미술 전시장이라는 건축물의 성격을 명확히 해준다"고 평했다.

삼청동 길은 각종 갤러리와 출판사 등이 들어서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각기 개성있는 모습으로 설계된 여러개의 작은 미술관들이 다양한 풍경을 연출한다.

金교수는 "이들을 하나의 통일된 풍경으로 묶을 수 있는 큰 그림이 있다면 이 길의 예술성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위치:서울 종로구 소격동▶용도:전시시설▶규모:지상 3층.지하 2층▶대지면적:1백85평▶건축면적:83평▶연면적:2백77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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