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할리우드 황금시대' 이끈 주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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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케 세라 세라''실버벨''모나리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영화음악 작곡가 제이 리빙스턴이 지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세다스 시나이 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다.86세.

'20세기 위대한 작곡가 중 마지막 생존자'로 통한 그는 작사가 레이 에번스와 황금 콤비를 이뤄 1940, 50년대 할리우드 황금시대를 맞아 전 세계인들이 지금도 즐겨 부르는 명곡들을 쏟아냈다.

아카데미상 영화음악 부문 후보로 7번이나 지명됐고 그 중 세차례 수상했다. 48년 '버튼스 앤 애로스'(영화 '페일페이스'삽입곡), 50년 '모나리자'(영화 '캡틴 캐리, USA'삽입곡), 56년 '케 세라 세라'(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삽입곡) 등이 그것이다.

리빙스턴-에번스 콤비는 또 '보난자''Mr.Ed' 등의 TV시리즈 주제가도 만들어 잇따라 히트시켰다. 이들의 또 다른 히트곡으로는 '실버벨'(50년), '고양이와 카나리아'(46년 영화 '왜 소녀들은 집을 떠나나'삽입곡), '타미'(57년 영화 '타미와 총각'삽입곡), '올모스트 인 유어 암스'(58년 영화 '하우스보트'삽입곡), 그리고 '디어 하트'(64년)의 주제가 등이 있다.

1915년 3월 28일 미국 피츠버그 근교에서 태어난 리빙스턴은 37년 펜실베이니아대 재학 중 에번스와 만나 이후 64년간 음악인생을 함께 했다.

이들은 96년 미국 작곡가 및 작가.출판인 연합이 주는 '영화와 TV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 음악인상'을 받았으며 작곡가들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리빙스턴-에번스 콤비의 마지막 작품은 2002년 나올 예정인 음반 '마이클 페인스타인이 부르는 리빙스턴과 에번스 음악'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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