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박정상-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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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36의 강렬한 헤딩으로 백병전 개시

제2보 (25~43)=구리5단. 32강전에선 목진석6단을 이겼다. 그 앞 예선 결승에서는 중국이 자랑하는 또 한명의 신예강자인 쿵제(孔杰)5단을 꺾었다. 쿵제는 이창호.조훈현.유창혁 등 한국의 3강을 모두 꺾어본 인물.

朴2단은 32강전에서 일본의 혼인보 왕밍완(王銘琬)9단을 꺾었다. 그러니 박정상과 구리, 이들 두사람 모두 보통의 신인이 아니다. 이들은 정상을 노리고 있고 누가 더 빨리 정상에 도달할지 지금부터 피나는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29는 A에 뻗을 곳. 30까지 안정하자 구리5단은 31을 선수한 뒤 33으로 삭감해왔다. 朴2단은 34로 호흡을 고르더니 돌연 36에 딱 붙여 구경꾼들을 놀라게 했다.

어디든 젖히면 끊겠다는 것. 박정상이 장고파요,끈기의 기사라고 말하지만 그에겐 바로 이처럼 날카롭고 독창적인 대목이 있다.

'참고도'흑1로 젖혀 13까지 타개하면 무난했다. 전투적인 구리5단은 36의 강렬한 헤딩에 자극받은 듯 자신도 37에 저돌해 백병전으로 나왔다.

38에 흑은 어디든 이단젖히는 게 맥인데 흑B는 백이 C로 끊고 D로 막아 후속수단이 없다. 그래서 41까지는 일단 외길.

흑은 중앙연결과 E를 노리고 있다. 여기서 백의 다음 한 수는 과연 어디일까.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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